경교장 복원 범민족 추진위원회
결성 선언문

 

때는 이미 21세기인데도, 우리가 아직 20세기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20세기를 온전히 매듭짓지 못함에 있는 것이다. 우리가 오늘 겪고 있는 정치적·경제적·사회적 혼란의 깊숙한 원인이 바로 그것이다. 돌아볼 과거가 있는 자는 앞을 향해 제대로 달릴 수 없다. 그는, 뛰기게 앞서, 그 과거부터 매듭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민족은, 20세기의 절반을 불행하게 살았으며, 그 절반을 제대로 치유하지 못했기에 나머지 절반마저도 불행하게 살 수 밖에 없었으며, 지금에라도 그것을 치유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21세기에서까지도 불행을 면치 못할 것이다.

8·15이후에도 민족독립의 애국지사들이 냉대와 수모를 겪는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제대로 세울 수 없었다. 일제가 패망한 후에도 일제의 주구들이 존대와 영광을 누리는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제대로 세울 수 없었다. 민족독립의 애국지사들이 패배의 공간으로 내몰리는 속에서, 그들이 꿈꾸어왔던 '민주개혁의 나라''자주독립의 나라''민족통일의 나라'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이었던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는 지난날의 한국 독립사를 오늘에 되살려 그 정신을 국가운영의 철학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과거를 복원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그것을 복원하려는 것은, 그것이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듭지어지지 않은 과거는 과거가 아니다. 과거가 매듭지어지지않고 살아남아 이승을 맴돌고 있다면, 그것은 죽지 않은 과거요, 아직은 살아있는 현재인 것이다. 그렇다. 지난 날 백범과 임정을 주요한 축으로 전개된 한국독립사는,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그래서 현재의 역사인 것이다. 그것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그 정신이 국가운영철학으로 정립되지 않는 한, 그것은 언제라도 이승에서 맴돌 아직은 살아있는 역사인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은 현재인 그 과거를 오늘 복원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독립사의 주요한 축이었던 임정이 환국하여 임시정부청사로 사용하고 포고문을 발하였으며, 백범이 암살당하기 까지 한 경교장을 ,우리가 마냥 묵인하는 것은, 그래서 가슴속에서부터 그것을 잊고 사는 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하여 너무나 무책임한 것이며 또한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반드시 요청되는 민족정신을 스스로 방기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 단순히 경교장이 방치된다 하여, 일어선 것은 아니다. 경교장으로 상징되는 민족정신이 방기되고 있기에 일어선 것이다. 모든일은 인간의 정신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민족을 부강하게 만들려면, 우리는 우리의 정신부터 민족적 무장을 시켜야 한다. 그러한 차원에서, 임정환국 56돌을 맞이하여 '경교장복원범민족추진위원회'를 결성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온 국민의 가슴 속에 살아 있는 경교장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국내외 동포들을 상대로 다각적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며, 또한 당사자 및 이해 관계인들을 상대로도 합리적 설득을 벌여나갈 것이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신문로 고개도 채 넘지 못하고 쓰러진 백범과 임정의 영혼을 다시 살려, 고개를 훌쩍 뛰어넘어 한반도 곳곳에 민족정신이 서리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거룩하고 용기있는 의거에, 온 동포들이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민족정신을 되살리기 위한 경교장복원을 기필코 성사시킬 것임을 선언하는 바이다.

2001년 11월 23일
경교장복원범민족추진위원회